[추억의광고 옛날CF][남자는 항상 떠나고 싶다][손창민CF 맥스웰 이병헌CF 레쓰비광고]

광고 Story 2013. 5. 9. 20:04

요즘은 고개만 잠시 돌려도 한눈에 수많은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카페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물론 커피의 테이크아웃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에는 캔커피가 유일한 테이크아웃 커피였다.

 

추운겨울 기차와 버스를 기다릴때 터미널매점이나 자판기 앞에서 마시던 캔커피의 따스함이란 그 자체로 아늑한 카페가 되었고 약속시간에 늦은 연인을 달래기 위해 호주머니 속 온기를 담아 건네던 캔커피는 꽁꽁 언 손을 녹이듯 토라진 연인의 마음도 녹여주였다.

 

 

물론 요즘도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더불어 조금 더 진화된 형태와 맛으로 우리곁을 지키고 있는 캔커피들이 있지만 예전의 그 맛이라고 할까? 아니면 그 분위기라고 할까? 딱히 설명할 수 없는 2%부족한 뒷맛을 느끼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험하지 못했거나 이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막연한 향수 혹은 아쉬움의 반영일 것 같다.

 

 

 

 

한편 캔커피하면 그런 상념을 포함하여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바로 고독한 혼자만의 여행이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광고의 영향으로 발전하게 된 99%의 감정이지만 청춘 아이콘이었던 젊은 시절의 손창민이 출연하여 인상적이었던 맥스웰캔커피와 멋진 남자 이병헌이 출연했던 레쓰비광고는 남자라면 누구나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던 10대후반의 남학생들에게는 그 시절 그것이 하나의 자기 멋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어른이 되면 언젠가 한번쯤 꼭 떠나보리라 결심을 하였던 그 자기멋은 생각보다 그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상적일 것만 같은 20대의 시간은 대부분 군대와 치열한 생존본능이 야기하는 취업준비 그리고 그것들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더욱 현실적인 일들로 인해 항상 다음기회로 미룰수 밖에 없게금 만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예전의 캔커피 광고를 보게 될때면 과거에 가졌던 자기멋의 상상 속에 빠지곤 한다. 이름 모를 기차역 난간에 반쯤 기대고 서서 한손에는 캔커피와 다른 한손에는 두툼한 망치가방(?)을 들고 이따금씩 지나가는 노신사의 모습과 역무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그 공간에서의 자유를 상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상의 끝은 이병헌의 소니디지털카메라CF의 영상이 더해져 조금 더 근사해진다.

 

 

바쁘고 번잡한 일상을 살아도 마음은 여전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10대시절의 센취함을 전부 비워내진 못한 것 같다. 옛광고 하나에도 이렇게 흔들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