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월화드라마 황금의제국 줄거리리뷰] 최동성과 같은 괴물이 될 것인가 모든 것을 잃을 것인가

드라마리뷰/OST 2013. 9. 16. 22:36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SBS월화드라마 『황금의제국』이 이제 23회 24회를 끝으로 결말을 앞두고 있다. 80년대 군사독재시대를 지나 9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과 IMF외환위기 IT버블붕괴 2000년대 금융위기와 부동산침체 등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 현대경제사 20여년의 시간속에서 한 남자가 자신의 야망과 목표를 위해 겪어낸 인생스토리를 담고 있다. 온몸으로 겪어냈던 그의 인생과 목표가 과연 그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인지 아니면 그의 정적들에 의해서 허망한 한낱 꿈으로 좌절되고 말지 얼마남지 않은 이야기에 더없는 기대와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가난한 판자촌에서 태어나 자란 태주는 돈과 권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최상위 특권층에 의해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자 살아생전 아버지의 유언이었던 '그들에 맞서 꼭 한번만 이겨달라'는 뜻을 이루기 위해 돈과 권력의 상징 성진그룹과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한다. 결국 그는 성진그룹내 이해관계와 급변하는 시대의 기회를 틈타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성진그룹내 최대주주가 되면서 세상을 좌지우지할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낯선 이방인에게 아버지가 온생을 다 받쳐 이룬 성진그룹을 빼앗길 수 없었던 서윤과 그녀의 가족들은 태주에 맞서 그들이 할수 있는 계락과 인맥을 동원해 그를 압박하고 태주는 성진그룹내에서 자신의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주회사인 성진시멘트 과반수이상의 지분확보를 위해 건국이래 최대의 개발사업 '한강도심재개발사업'을 계획한다. 하지만 기회인줄 알았던 '한강도심재개발사업'은 뜻하지 않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하면서 좌초위기에 빠지고 그는 인생 일대의 위기에 처한다. 태주는 모든것을 갖든지 모든것을 잃던지 둘 중 하나만 허락되는 벼랑위에 선다. 

 

 

지난 22회에서는 성진그룹 회장이 되고자 하는 태주가 금융위기 속에 조속한 『한강도심재개발』 사업착수만이 해결책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개발반대 지역농성민들에 대한 철거용역을 실시하도록 명령하면서 태주 역시도 지난 세월 부도덕하고 비양심적이었던 야심가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지난 세월 태주가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달려오면서도 한번도 거역하지 않았던 스스로에 대한 양심이었고 아버지를 희생하게 만들었던 추악한 권력에 대항하는 동기이자 자신의 야심에 대한 면죄부였는데 그는 결국 최대의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그 양심과 면죄부를 깨버리고 만다.

 

"용역업체를 불러라. 노인이 많다니 진압이 생각보다 쉽겠다. 오늘 중에 진압 완료 해라"

 

그가 부동산기업 에덴을 통해 매점매석 알박기 부동산투기 등을 통해 수천억의 재산을 긁어모았을때도 권력과 손잡고 권력의 비호아래 각종 이권사업에서 특혜를 받으며 부당 이익을 챙겼을때도 급기야 태주 자신의 비리와 세금탈세 등의 약점을 잡고 있던 현직 국회의원을 살해하고 그 죄를 자신의 약혼자 설희에게 떠넘겼을때도 그의 행적에 비난아닌 동정과 일말의 공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그가 애초에 가지고 있었던 출신성분과 그의 야심과 목표가 그 출신성분을 가진 무수히 많은 서민과 국민을 대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이유 그리고 부정하게 부를 취득하여 서민 위에 군림하는 이들의 것을 다시금 빼앗아 서민과 국민에게 환원한다던지 서민의 뜻(선량했던 아버지의뜻)을 대변하는 기업으로 바꾸리라 하는 희망을 그에게서 가졌었기때문이다. 그 과정에 부득이하게 발생한 부정한 방법은 더욱 부정하고 타락한 이들에 맞서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나는 최동성과 달라!!"

 

하지만 결국 태주는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미사일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어버렸고 성진그룹과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던 이유를 망각한채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고 서민과 국민들의 혈과 땀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렀던 무수히 많은 권력가와 기업가가 되어버렸다. 그는 더이상 태주가 아닌 성진그룹의 전오너 최동성과 같은 인간, 최동성이라는 괴물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가 최서윤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한들 성진그룹의 최대주주가 되어 회장이 된들 아무도 그를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바꿔보고자 했던 장태주의 모습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결국 드라마 『황금의제국』의 결말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최서윤과의 싸움에서 진 태주가 모든 것을 잃고 그 패배에 대한 댓가로 받아들여야 하는 죄와벌을 치루고 다시 순수한 청년으로 돌아가 남은 생을 그동안 자신이 대변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곁에서 이어가는 것 또하나는 최서윤과의 지독한 쩐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순수했던 자신을 잃어버린 채 또다른 최동성이 되어 과정보단 결과를 우선시하는 합리화에 빠진 이 나라 최상위그룹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결론을 맞이하든 그것을 바라보는 시청자와 우리들은 몹시 씁쓸하고 안타까울수밖에 없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시대가 대변하고 서민과 국민이 대변하는 기업을 만들고자했던 뜻이 사회의 제도적인 제약과 기득권의 견제 속에서 어떻게 소멸되는지 어떻게 좌절되고 마는지 태주의 『쩐의쿠테타』를 통해 현실적으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반대로 옳고 순수했던 목표가 인간의 본질적인 욕심과 야망속에서 어떻게 변질되고 타락할 수 있는지 성진그룹을 얻어버린 태주를 다시한번 보게 되면서 현실 속에서 무수히 많은 위정자들이 국민을 속이기 위해 외쳤던 '나는 그들과 달리 서민출신이기때문에 서민을 잘알고 그런 정치를 하겠다!!" 라고 했지만 결국 그자리에 올라서는 지난 권력자와 기업가들과 다르지 않은 행태와 혐의로 법과 국민을 기만하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웠던 모습을 되새기게 만들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