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광고 옛날CF -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 - 이병헌과거CF(BGM 유키구라모토 meditation)

이번 추억의광고는 1992년 청춘드라마 『내일은사랑』으로 일약 9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가 되었고 현재까지 대한민국 대표남자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헌씨가 출연했던 매일유업의 카페라떼CF(1999)이다. 

 

영화배우 이병헌씨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기때문에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것 같고 앞선 레쓰비CF, 드라마 내일은사랑, 박소현씨 관련 포스팅에서 충분히 언급되었기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시간에는 생략하고자한다.

 

 

분주히 돌아가는 음반매장속 감미로운 음악에 취해 자신만의 감성에 빠져 있는 남자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카페라떼. 음반을 고르다 남자의 커피를 떨어뜨리고 마는 여자. 그 순간 시간은 멈추고 여자는 자신이외의 모든 상황이 정지된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잠시 어리둥절하다 떨궈지기 직전의 카페라떼를 잡아 다시금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흐르기 시작한 시간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고 남자의 시선은 그녀의 끝을 쫓아 한동안 머문다.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  

 

1999년 방영되었던 카페라떼CF는 필자에게 여러모로 의미있는 CF이다. 네이버블로그를 하던시절에도 또 지금 티스토리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추억의광고』라는 컨셉을 불러일으켰던 매개체이자 기본적으로 어떤 글을 어떤 목적으로 써야할지를 깨닫게 해준 광고이기때문이다. 

 

우리는 크래이터들이 아니고 광고와 방송을 배우는 학생도 아니며 더욱이 광고주가 될 확률은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CF속 등장하는 브랜드에서 어떤 영감을 받고 소비를 하며 그들을 곁에 가깝게 두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제작하는 사람들보다 그 브랜드 및 상품에 엮힌 각자의 생활이라는 것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과거와 어떤 연결고리가 되는 의미 가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추운 겨울날 사랑하는이에게 주고 싶어 코트 양쪽 포켓에 소중히 넣어두었던 따뜻한 카페라떼라던지 만난지 100일째가 되었던 날 처음으로 그녀와 함께 개통했던 PCS폰 그리고 버스뒷자리에서 함께 듣던 128메가 아이리버MP3플레이어에 대한 추억 등 단언컨대 그 기억속에 존재하는 브랜드와 상품은 제작한 이들의 것이 아닌 수천가지 사연을 담은 당신과 우리만의 것이다.

 

그래서 추억의광고는 전문적인 식견보다 각자의 주관적인 경험과 시선이 추억이라는 감성을 담아 서로 상호작용하며 써내려가야 하는 일기이며 수필이지 않을까 싶고 이병헌이 출연했던 이 카페라떼CF는 필자에게 그것을 일깨워준 광고이다.

 

 

한편 이 카페라떼CF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영상은 당시에도 지금에 와서 봐도 신선하고 매우 감성적이다. BGM으로 쓰인 뉴에이지음악의 거장 유키구라모토의 곡『meditation』 역시 영상미학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커피와 사랑에 관한 어떤 이미지메이킹에 있어 뼈속까지 각인시키는 효과를 준다. 하지만 냉정히 봐서 그런 영상미학과 음악 그리고 당대 최고의 청춘모델의 등장에도 CF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불충분하지 않았나 생각이든다. 

 

카페라떼의 부드러운 맛과 향이 사랑의 감정과 비슷하고 사랑도 카페라떼의 느낌처럼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의미는 무리없이 어필되지만 어떤 명확한 인과관계가 형성된다던지 크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카피문구와 스토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불충분한 설명과 다소 난해한 스토리에도 이 광고는 미학과 감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더 없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특히 현실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남녀의 러브어페어적인 우연한 만남이라는 에피소드는 전형적인 90년대 감성코드이자 각자의 연애초 순수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데 더없이 안성맞춤인 스토리이다.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로맨스영화같은 자신의 연애무용담 제일 첫Scene에 등장하는 기억을 오버랩되도록 하는것처럼 말이다.  

 

 

끝으로 아름다운 피아노선율로 광고 영화 드라마 등 많이 곳에서 우리의 마음과 가슴을 따사롭게 하는 유키구라모토의 광고속 BGM 『meditation』를 들으면서 여러분 각자의 추억과 응답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필자 역시도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를 비둘기학번 동기들과의 즐거웠던 옛기억을 서늘한 초가을의 새벽에 잠시 잠깐 회상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