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이라고 욕해도 보게되는 드라마속 멋진 연기자(부제 - 이혜숙의 과거리즈시절)

드라마리뷰/OST 2013. 12. 17. 04:32

 

막장이라고 욕해도 보게되는 드라마속 멋진 연기자

 

막장드라마에 대한 개인적인 혐오증과 반발심에도 요즘 종종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바로 SBS일일드라마 잘키운딸하나입니다. 물론 시청하시는 분들의 시각에 따라 이 드라마가 막장드라마일수도 아니면 훈훈한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로 의견이 나뉘겠지만 어쨌든 공개된 잘키운딸하나의 초반내용은 개인적으로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노이즈마케팅이 의도되 보여서 불편한 시청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의 주된 원인은 바로 장라공의 엄마역으로 등장하는 이혜숙씨(임청란 역)가 큰몫을 차지하는데 그녀의 극중 뻔뻔하고 안아무인격인 캐릭터는 이혜숙씨가 근래에 보여준 사납고 몰지각한 몇몇 시어머니 캐릭터를 궁극적으로 진화시킨 완전체 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만큼 극강의 악역이란 뜻이죠.

 

이 드라마를 챙겨보시는 분들이라면 개략적인 줄거리를 짐작하시겠지만 아들없이 딸만 있는 400년 전통의 간장제조 장인가문에 후처가 아들을 낳아 들어오면서 본처의 자식들과 가업을 놓고 경쟁하게 되는 내용인데 이혜숙씨는 후처로써 극초반부터 본처의 자녀들인 장하명, 장은성(장하나)를 구박하다못해 아동학대수준의 언행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고 사악하며 도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수가 있는지 보다보면 기가 차고 어이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반대로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혜숙씨의 연기내공이 빛이나 보이니 아이러니합니다.  

 

  

 

한편 어느새부터인가 이혜숙씨하면 최근 드라마 금나와라뚝딱에서 보여준 독살스럽고 냉혈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고집세고 드센 시어머니, 안주인역이 전매특허로 고정된 듯 한데 사실 그녀의 과거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그런 모습이 낯설수도 있고 세월앞에 장사없다는 옛말을 들먹이며 혀를 찰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필자 역시도 처음 이혜숙씨를 알게 되었던 90년대초 영화 '김의전쟁'에서 그녀의 리즈시절 미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정도였는데 그 당시 이혜숙씨에 대해서 가졌던 이미지라면 도저히 그녀가 20년후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리라 하늘이 두쪽나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쥬단학화장품CF 이혜숙 1985년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면 현재 청순함과 여성스러움의 대명사인 문근영 혹은 손예진같은 연기자들이 20년후 카메라앞에 서서 친구남편을 유혹해 사생아를 낳고 독살스런 대사로 상대를 몰아붙이며 말로 되지 않을땐 머리를 쥐어뜯게 되는 연기를 지금 짐작이라도 할 수가 있을까요? 물론 다소 비약적이긴 하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이런 느낌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월앞에 늘어가는 주름과 더이상 설레이게 하는 매력으로 어필되진 않더라도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연기는 충분히 인상적이고 시청자들에게 외모적인 매력이상의 감흥을 안겨줄 것입니다. 아마도 막장스토리에 억지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하고 시청하는 내내 가시방석같은 불편함을 주는 드라마일지라도 이혜숙씨와 더불어 드라마를 빛내는 중견연기자들의 리즈시절을 잊게 만드는 헌신적인 연기 덕분에 막장드라마가 더욱 막장드라마다워지고 억지스토리가 조금은 공감가는 드라마로 탈바꿈해보이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며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로써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박한별조차 묻혀버리는 이혜숙씨의 리즈시절

 

끝으로 드라마 잘키운딸하나는 드디어 장은성(장하나)역으로 성인연기자 박한별씨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본처와 후처의 자녀들이 벌이는 경쟁과 질투가 그려질 것 같습니다. 또한 박한별씨의 너무 예쁜 외모가 남장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다소 몰입도에서는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녀의 첫 연기변신인만큼 긍정적인 응원을 하면서 지켜보면 좋을 것 같고 이후 벌어질 이혜숙(임청란 역), 윤세인(장라희 역) 등의 몰지각하고 비열한 견제 속에서 그녀가 그들과 달리 어떤 공정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겨루고 싸워나갈지 궁금증과 막장이라고 욕해도 보게 되는 드라마를 빛내는 여자들의 불꽃 튀는 연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