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좋은시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토종 로맨스로 풀어내다

드라마리뷰/OST 2014. 4. 28. 06:37

KBS2주말드라마 '참좋은시절'이 주말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오래전 자신의 이기심으로 본심과 다르게 해원(김희선 분)을 버렸던 동석은 자신이 떠나있던 시간동안 망가지고 무너진 해원을 보며 죄책감과 안쓰러움으로 갈등하는데 급기야 그녀가 자신을 멀리하는 이유가 오치수에 대한 그녀의 복수로 자신이 위험해질 것을 걱정한 까닭임을 알고 동석은 해원을 위해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으며 해원의 모 이명순앞에서 그녀와의 결혼승락을 위해 무릎끓는다.

 

참좋은시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토종로맨스로 풀어내다

 

한편 해원은 자신의 모 이명순의 몰지각한 언행과 괄시에도 힘들어하는 자신을 지키겠다며 무릎끓은 동석을 보고 그동안 밀어내보기도 하고 외면해보기도 했던 동석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는데 결국 자신이 동석을 좋아하기전부터 동석 또한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그의 고백을 듣고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려 동석의 집을 찾아간다.

 

 

KBS2주말드라마 '참좋은시절' 20회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동석에 대한 미안함으로 동석의 집으로 찾아가 그녀 역시도 동석의 가족앞에 무릎끓으며 그와의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겨운 고백과 읍소에도 동석의 가족들은 그녀의 집안과 얽히고 설킨 악연으로 해원의 마음을 외면하는데 주제넘다며 욕하고 뻔뻔하다며 손가락질하는 동석의 가족들앞에서 해원은 가족들의 마음이 돌아설때까지 찾아와 용서를 구하고 허락을 구하겠노라고 한다. 

 

해원이 누구보다 마음씨 착하고 따뜻한 아가씨임을 아는 동석의 모 소심(윤여정 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석의 삶이 평탄하길 바라는 모정으로 해원과는 결혼을 반대하고 동석의 가족들은 해원의 모 이명순이 그동안 자신들에게 저지른 괄시와 악행을 용서할 수 없어 해원 역시도 달갑지 않다. 하지만 가족이기때문에 잘못을 했으면 꾸짖고 또 올바르게 가르치는 일이 형의 일이었었다고 말하는 동석의 말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누그러진 동희(옥택연 분)만이 해원과 동석의 힘든 사랑을 묵묵히 응원하는 듯 보여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힘겨운 사랑에 작은 위로가 될 듯 보였다.

 

 

그러나 해원과 동석의 집안이 안고 있는 과거사의 문제가 단순히 주인집과 식모살이를 했던 가족의 뒤바뀐 운명쯤의 문제가 아님이 20회에서는 들어났는데 오치수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그를 찾아갔던 동석은 오치수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쌍둥이 누이 동옥 그리고 할아버지가 겪었던 과거의 자전거 전복사고가 해원의 부가 저지른 음주운전탓이었다는 말을 듣게된 것이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자신을 옥죄어 오는 동석을 견제하기 위한 거짓인지 아직은 확인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움 감정을 느끼는 동석이 또다시 빠져나올 수 없는 과거의 불행과 싸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바보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을 어린아이 취급하고 못 미더워하는 가족에게 '나 왜 바보가 됐어요?'라고 말하며 참았던 울분을 쏟아내는 쌍둥이 누이 동옥을 바라는 보는 동석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였는데 그날의 자전거 전복사고에서 다친 쌍둥이 중 남자아이였던 자신을 먼저 병원으로 데려갔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치료가 늦어진 동옥이 자신을 대신해 그 후유증을 지금까지 안은채 살아가고 있음을 아는 동석은 누이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아무도 이 사실을 선뜻 동옥에게 말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전해주었다.  

 

 

결국 해원과 동석의 험난한 사랑이 좀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이 들어났고 동석은 이 모든 불행을 끝내고 해원과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철부지 '사랑의 도피'를 해원에게 제안하는데 한번 가족을 버렸던 동석이 다시 한번 가족을 버리고 해원을 택하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또 해원 역시도 철없는 엄마 이명순과 언니 차해주를 두고 그와 떠나지 못하겠지만 이 장면은 해원과 동석이 안고 있는 문제와 심정을 대변하는 장면으로 그렇게라도 함께하고 싶은 그들의 절실한 마음이 느껴지도록하였다.

 

반면 이번 '참좋은시절' 20회는 해원과 동석이 만들어내는 안타까움과 동옥의 사고에 얽힌 비밀이 들어나며 안방극장을 애잔하게 만들었는데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왕년의 청춘스타 김희선과 김지호의 담담하면서도 절절한 눈물연기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회를 통해 김희선은 20년전 모습과 비교해 전혀 손색없는 매력과 눈물샘 연기로 왜 자신이 지난 20년간 국내톱 비련의 여주였는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는데 극초반의 어색한 경상도사투리도 이제는 제법 자연스러워졌고 회를 거듭할수록 나이를 잊은 특유의 청순 연기를 공감되게 표현하고 있어 극의 감성어린 스토리 못지 않게 90년대 향수를 추억하게 하는 만큼 드라마외적으로도 의미있는 감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과연 해원과 동석의 가슴 찡한 로맨스와 실타래처럼 얽히고 섥힌 두 가족사의 앙금이 어떻게 풀리고 매조지될지 더욱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