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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신의선물, 핵심을 보면 범인이 보인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김수현(이보영 분)의 딸 샛별이 유괴의 유력한 용의자는 이순녀(정혜선 분)이다. 다소 의아해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추가 설명을 하면 이순녀는 기동호, 기동찬의 노모이자 기영규의 할머니로 등장하는 배우 정혜선씨가 맡은 캐릭터이다. 그럼 왜 이순녀는 김수현의 딸 샛별이 유괴의 핵심 용의자일까. 그 이유를 우리는 이 드라마의 근본적인 주제랄지 큰 밑그림에서 먼저 찾아 보아야 할 것 같다.
드라마 '신의선물'은 시간을 타임워프하는 SF적 요소와 미스테리-스릴러형식을 띄며 버디무비식 액션을 그려보이지만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관점은 '모성'이다. '모성'이라고 하면 이 드라마의 시청자 대부분은 샛별이에 대한 김수현의 모성을 떠올릴 것 같은데 한가지 더 우리는 이 드라마에서 또 하나의 모성을 볼 수 있다. 바로 배우 정혜선씨가 연기하는 이순녀 캐릭터가 그것이다.
이순녀는 정신지체인 첫째아들 기동호와 둘째 기동찬 그리고 기동호가 입양한 손자 기영규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하지만 넉넉하진 않아도 행복했을 이 가족의 불행은 뜻하지 않게 첫째 기동호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며 발생한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범행을 목격한 증인이 이순녀의 둘째아들인 기동찬이였으며 그는 자신의 형을 범인으로 증언했었다. 반면 기동호의 정신지체 상태와 기동찬의 증언이 희미한 추측이라는 점에서 당시 기동호의 범죄사실이 누명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들을 드라마는 초반부터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더욱이 이순녀는 기동찬의 증언속에서도 아들 기동호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은 기동호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면회를 하는 등 아들에 대한 지극정성의 모성을 보여주었다.
아들의 무죄를 밝히고 싶었던 모성의 이순녀
만약 김수현에게 샛별이를 살리기 위해 식음을 전폐하고 범인과 생사의 사투를 벌이는 처절한 모성이 있다면 이순녀 역시도 교수형이 처해질 자신의 아들 기동호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모성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그것이 샛별이를 납치는 극악의 범죄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수현 역시도 공사장 난간에서 딸을 납치할지도 모를 미래의 용의자 강성진을 죽이고자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놓아버리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순녀는 왜 샛별이를 유괴했던 것일까. 수현과 동찬은 강성진을 죽인 배후를 추적하던 중 버스운전기사의 문신을 통해 이 유괴사건이 복수라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이순녀는 왜 수현과 샛별에게 복수심을 품었을까. 이것은 수현가족과 이순녀가족의 얽힌 과거에서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먼저 샛별의 아빠 한지훈은 10년전 유능한 검사였고 그는 이순녀의 아들 기동호의 사건을 맡아 그에게 사형을 구형한 장본인이다. 이 사실은 기동호의 동생 기동찬이 그를 보며 어디선가 본적 있는 얼굴이라는 암시를 계속해서 했고 결국 법정에서 자신의 형이 범인임을 그가 증언할때 그에게 질문한 검사가 샛별의 부 한지훈이였다는 사실을 기억해냄으로써 한지훈과 이순녀가족의 연관성을 나타내준다.
사건을 은폐한 검사에 대한 이순녀의 복수심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아들 기동호에게 사형을 구형한 검사라는 점에서 다른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이순녀가 충분히 한지훈과 샛별에게 복수심을 가질 동기부여가 될 것이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면?? 수현과 동찬은 미미를 죽이려한 강성진의 집에서 증거가 될 수 있는 반지를 발견했다. 하지만 피해자 유가족들은 그 반지가 살해된 가족의 것이 아니라고 확인시켜줬는데 그렇다면 이 반지는 누구의 것인가?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사항이 생겼다. 바로 수현이 집으로 가지고 온 그 반지를 보고 한지훈이 크게 놀랐다는 사실이다. 다음날 수현은 다시 그 반지를 찾았지만 없어진 상태였고 가사도우미도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하였다. 하지만 수현가족과 가사도우미만이 출입할 수 있는 그 집에 과연 그 반지를 숨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수현과 가사도우미가 아니라면 반지를 숨긴 사람은 남편 한지훈으로 결론지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한지훈은 그 반지가 무엇이기에 숨겼을까? 그 반지는 강성진이 살해한 피해자의 것이 아니었지만 강성진의 집에서 발견됐는데 혹시 그 반지가 과거 기동호의 연새살인사건의 핵심 증거물은 아니었을까? 즉 과거 한지훈이 맡았던 기동호의 살인사건 속 피해자의 물건이었다면 그리고 그 반지가 기동호의 누명을 풀어줄 핵심 증거물이었다면? 또 강성진의 집에서 발견된 이순녀와 기영규의 사진으로 강성진이 이순녀와 관계된 인물이라는 추측이 가능한데 이순녀는 혹시 강성진을 사주하였거나 같이 공모하는 사이였기에 기동호의 누명을 풀어줄 반지를 집안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추측을 대입해 보면 한지훈은 기동호가 무죄임을 알았음에도 핵심 증거물이 될 반지를 묵과했거나 은폐하여 기동호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이 되고 이것은 이순녀 그녀의 한지훈과 샛별에 대한 충분한 복수의 이유가 될 것이다.
또 하나 한지훈은 기동호의 사건 직후 인권변호사로 전향하였다. 즉 기동호 사건이 그가 검사로써 맡은 마지막 사건이었다는 뜻이다. 그럼 그는 왜 검사를 그만두었고 일반 변호사도 아닌 무일푼의 인권변호사가 되었을까. 이것은 그가 기동호의 무죄를 알면서도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사형을 구형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 여기서는 높은 권력의 외압이지 않을까 의심되는데 어쨌든 그는 그 사건의 죄책감을 인권변호사로써 속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가 동화 '헨델과 그레텔'을 딸 샛별에게 읽어주며 유난히 강조했던 마녀가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는 대화는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파멸되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인권변호사로써 활동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 기동찬에게 착한 일을 하면 100억을 주겠다고 약속한 추병우회장(신구 분)은 과연 누구일까? 이 부분은 다소 비약이 될수도 있는데 혹시 기영규는 입양되기전 추회장이 잃어버렸던 손자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찾아와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착한일하면 100억을 준다는 것은 정말 황당한 일이다. 하지만 기영규가 추병우 회장의 숨겨진 손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추회장은 자신이 죽기전 자신의 손자가 평생 보살핌 받고 잘 살수 있도록 무언가 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고 기영규를 평생 보살필 유일한 가족이 기동찬뿐이라는 것을 모를리 없으니 그에게 100억을 주는 일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이런 가정을 가능하게 하는 단서가 지난 6회에서 등장했는데 그것은 동찬이 조카 영규의 머리수술비를 말하지 않았음에도 동찬이 요구하는 돈의 쓰임을 추회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에서 어느 정도 추리해 볼 수 있다.
샛별이의 유괴합의금은 기영규의 수술비??
한편 기동찬과 추병우회장의 대화에서 나온 영규의 수술비에 대한 이야기가 공교롭게도 이순녀의 샛별이 납치에 대한 또다른 근거가 된다. 샛별이가 납치되었을때 범인이 요구했던 3억의 돈과 기동찬이 영규의 수술비로 추회장에게 요구하는 금액이 유사한 것은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혹시 이순녀가 한지훈에 대한 복수와 더불어 자신의 손자 수술비를 위해 샛별이의 유괴를 꾸민 것이라면 너무도 명확히 들어맞는 인과관계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드라마를 보며 간과하고 지나친 일이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샛별이가 범인에 의해서 살해된 것이 아니라 범인을 피해 도망치다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이다. 바꿔말하면 이순녀는 샛별이를 죽일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한지훈에게 자신과 같은 아픔을 되갚아주고 영규의 수술비만 받아내면 되었던 것이다.
지난 2회에는 영규가 샛별이를 만나러 타운하우스 대문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그곳을 지키던 경비아저씨는 영규를 보고 샛별이가 죽었으니 돌아가라고 한다. 하지만 영규는 자신있게 고개를 저으며 '샛별이 안죽었어요'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데 시간을 되돌려보면 샛별이가 납치되던 날 샛별이는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되면서도 반항이나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고 이것은 범인이 면식범이라는 것을 반증하는데 범인이 이순녀라면 또 샛별이를 납치하던 순간 기영규도 함께 있었다면 샛별이는 안심하고 그들을 따라 나섰을 것이다. 더욱이 샛별이가 창고에 감금되어 있던 순간 즉 샛별이가 강물에서 사고사 당하기전까지 기영규가 함께 있었다면 그는 샛별이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일테고 그가 목격한 샛별이는 살아있는 상태였으니 경비아저씨에게 자신있게 '샛별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후 샛별이가 강물에 빠져 죽은 사실을 영규는 몰랐으리라.
샛별이의 유괴는 면식범이다.
한편 드라마상 비중이 높지 않던 이순녀가 지난 6회에서부터 이전보다 많은 분량으로 등장하였고 6회 말미에 샛별이네 현재 가사도우미가 딸의 출산으로 몇일 휴가를 얻게되자 이순녀가 대신 샛별이를 돌봐주게 될것이란 사실이 등장한다. 이것은 샛별이가 유괴되기 몇일전의 일로써 유추해보면 샛별이는 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몇 일동안 이순녀와 함께 집으로 귀가했을 것이며 유괴되던 그날도 혹시 샛별이는 자신을 데리러 온 사람이 기존 가사도우미가 아니라 이순녀와 기영규라고 착각하고 따라 나선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드라마 '신의선물' 속 용의자 이순녀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억울한 누명을 쓴 아들을 석방하기 위해 이순녀는 그녀의 모든 모성을 쏟았을테고 그것이 외압에 의한 검사의 사건 은페로 이어졌을때 느꼈을 분노는 수현의 샛별을 향한 모성 못지 않게 엄청난 복수심을 키웠으리라. 더불어 아들이 남긴 유일한 가족 기영규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샛별의 유괴를 그녀가 계획하는 일도 어쩌면 큰 비약은 아닐 것이다. 다만 샛별이가 유괴되던 날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던 수현의 방송국 후배 주민아, 이순녀가 단순히 복수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면 강성진을 사주해서든 그와 공모해서든 다른 여자들까지 연쇄살인할 필요가 있었을지 또 동찬은 과거 형의 범죄사실을 증언할때 왜 명확히 목격하지 못했음에도 자신의 형이 저지른 일이라고 증언한 것인지 몇가지 사실들은 현재로써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시청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단순한 단서와 증거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방대한 이야기에 어떤 드라마의 제작진도 몇가지 단서 노출로 범인에 대한 복선을 들어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이순녀를 범인으로 짐작한 것은 오히려 이 드라마가 가진 근본적인 주제 즉 '모성'에 초점을 맞추고 보았기 때문이다. 강성진은 기동찬이 이순녀의 아들임을 알고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그가 죽어가며 기동찬에게,
"너...너..... 병신새끼. 왜 그랬어?? 니...니...?"
라고 하며 결국 끝말은 잇지 못했지만 그 다음말이 '니엄마'이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것은 확증은 없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심증을 확신시키는 대사였다. 또 타임워프된 사람이 수현과 동찬이외에 혹시 누군가 더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도 들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조금 더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명확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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