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남다정, 바빠도 너무 바쁜 윤아씨의 '총리와 나'

드라마리뷰/OST 2014. 1. 17. 16:15

드라마 <총리와 나>는 방영초 이범수라는 연기잘하는 배우와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성공적 변신을 이룬 소녀시대 윤아를 캐스팅하여 많은 이슈 속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작에 밀려 시청자들에게 소외되고 있는 느낌이고 개인적으로는 작품 자체의 2%부족함 역시도 그런 표면적인 결과와 더불어 아쉬움을 가지게 하는데 하여 이번 시간에는 11회까지 진행된 드라마 <총리와 나>의 개인적인 느낌과 의견을 적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드라마가 안고 있는 진부한 소재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 방영전부터 이것이 이 드라마의 흥행과 직결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딱 10년전에만 나왔어도 신선했을 이번 총리와나의 메인 설정은 고위직 국가공무원과 일반인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영화 러브액추얼리, 대통령의 연인, 피아노치는 대통령, 굿모닝프레지던트 등 국외와 국내를 포함하여 이제는 너무 많이 소비해버린 소재라는 것이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기에는 먼거리의 이야기가 되었다는 것이며 그것에 더해 이런 소재가 갖고 있는 스토리의 운신폭 역시 좁다는 것이다.

 

 

 

즉 몇몇 위험천만한 에피소드를 겪고난 후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로써 그 이상의 스토리를 도출해낼 소재의 기본 바탕이 얇고 제한적이다. 물론 과거의 그런 전형적이고 단순한 로맨틱코미디를 벗어나기 위해 국무총리와 여기자의 로맨스라는 바탕 위에 미스테리적 요소와 대립구도를 포함시켜 다양성을 추구한 점 그리고 가족드라마로써도 주제의식을 담은 점은 전작들과 확실히 구별된다.

 

바빠도 너무 바쁜 남다정의 활약상!!

 

하지만 아쉽게도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시도들이 오히려 극의 풍부함보다 번잡한 스토리를 양산해내고 이야기의 큰축을 흔들어 다소 극전개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주인공 남다정 역할은 권총리의 아내로써 외부적으로는 남편의 내조를 위해 활동하게 되는 백합회(고위공무원 사모들의모임)내에서 박준기장관의 아내 윤희를 비롯한 관계인물들과 시기와 질투라는 관계에 얽히고 한편으로는 삐뚫어진 아이들을 다독이고 힐링시켜주는 엄마역할로 또 서혜주-권율-남다정이라는 삼각관계도 모자라 서혜주-박준기-권율-윤희라는 사각관계에도 개입되며 드라마 속 바빠도 너무 바쁜 캐릭터가 되었다.

 

   

 

또한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효심 많은 딸역할, 강인호수행과장이 보여주는 짝사랑에 고민하는 총리부인역할, 박준기장관측 권율을 압박할 정치적 먹이감, 과거 원한으로 권율총리에 대한 복수심으로 붙타는 강인호과장의 마음을 와해시킬 핵심인물 등 그녀의 극중 역할들과 더불어 그녀를 둘러싸고 재생, 파생되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지고 방만해져 버린 느낌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이것을 애초에 17회의 짧은 미니시리즈에 전부 담고자 한 것이 오히려 패착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욱 문제는 그런 방대해져버린 이야기에 비해 오히려 대립과 갈등, 사랑과 반목이 보여주는 극의 긴장감은 밋밋하여 몰입도가 떨어진다. 채우다 만 단추, 덜 비벼진 냉면처럼 말이다. 각 캐릭터들의 서로 엇갈리는 사랑은 표현이 아쉽고 대립하는 세력간 견제와 암투는 깊이가 얇아 싱거운 모양새가 연출된다. 특히 권율총리와 박준기장관의 극한 대립을 방해하는 가족이라는 틀은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불필요한 느낌이 강한데 굳이 서혜주를 사이에 둔 그들의 사적 감정이 충분한 상태에서 권율과 박준기를 가족이라는 틀로 묶고 가족간 불협화음으로 다시 반목하게 만든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필요했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서헤주를 둘러싼 삼각관계를 지우고 가족간 얽힌 사연과 가정사에서 비롯된 복수로 간소화했다면 더욱 깔끔한 관계설정이 되었을 것 같다. 

 

 

이렇게 드라마 속 이야기와 사연은 방만해져 버렸고 그것에 비해 깊이가 얇아진 드라마 <총리와 나>는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얽히고 설켰지만 밍숭밍숭한 이야기로 혼란을 가중시킴과 동시에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그런 드라마의 모호함을 더욱 부채질하는 강인호과장의 형과 권율 그리고 권율의 전부인으로 이어지는 불륜사실과 그것이 만들어낼 강인호의 복수는 정말 최악의 한수로 느껴진다.

 

나쁜 아빠를 좋은 아빠로 만들기에는 나쁘지만은 않았던 아빠 권율

 

물론 권율을 과거 0점짜리 가장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또 그랬던 그가 남다정을 만나 변화되고 뒤틀렸던 주위 사람들과 관계개선하는 모습을 대비시키기 위해 필요한 설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권율아내의 불륜이 권율의 전적인 책임으로 볼 수 없기에 강인호과장의 형을 대신한 복수는 크게 공감되지도 않을뿐더러 0점에서 100점으로 레벨업하는 드라마 속 좋은아빠만들기와 근본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느껴진다. 역시나 불필요하거나 생뚱맞은 설정임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드라마 <총리와 나>는 시청률만큼이나 그저그런 드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그러함에도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운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바쁜 캐릭터 남다정이지만 윤아씨의 빛나는 허당몸개그 열연과 이범수씨와 반전을 거듭하며 벌이는 티격태격 앙상블연기는 보는 내내 유쾌한 감정을 가지게 만들다. 

 

또한 방만해진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적절한 매조지를 보여주며 더이상의 혼란을 만들지 않는 극전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향후 드라마 속 갈등과 이야기들이 하나 둘씩 어떤식으로든 해결되며 정리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권율과 남다정이 반신반의했던 서로의 감정을 이제 확인하였고 가정적이지 못한 아버지에 불만을 가졌던 아이들 역시 권율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고 있으며 강인호과장이 하려는 복수와 이유 역시도 박준기장관의 복수와 함께 표면위에 들어나 드라마 종반부 명확한 갈등양상을 예고하는 등 드라마 속 이야기를 정리해가는 모양새가 깔끔해지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아쉬운 설정과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총리와 나>는 유쾌함만큼은 최근 어떤 드라마보다 돋보이고 심지어 박준기장관의 아내이자 못된 사모 윤희역의 윤해영씨마저도 사랑스럽다. 윤아씨를 포함해 그런 유쾌한 캐릭터들이 드라마 곳곳에서 펼치는 지루할틈 없는 위트는 그런 드라마의 단점을 대신해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리고 그룹 샤이니의 태민이 참여한 너무 훌륭한 총리와나OST는 서비스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