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OST 정재형 La Pluie / 중독] 정재형의 음악엔 특별함이 있다

뮤직 Jazz 재즈 2013. 7. 21. 12:28

정재형, 그의 특별한 감성을 좋아하다.

 

 

이번 시간에 듣게 될 음악은 2002년 정재형씨가 파리 유학 중 작업을 했던 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영화 중독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다.

 

정재형씨는 다른 설명없이 그냥 얼굴과 옷차림새만 봐도 딱 예술하는 사람 적어도 평범한 직장인이나 공무원은 절대 아닐 것 같은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클래식하고 트래디셔널한 매력이 공존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이중성과 형언하기 힘든 다양한 매력은 그의 음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그의 음악은 대중적이면서도 번외적이고 정형화된 듯 하면서도 틀에 얽메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처음 정재형의 음악이 알려진 것은 당연히 김아연 김연빈 자매와 함께 결성했던 그룹 베이시스를 통해서였고 그는 베이시스라는 그룹을 통해 1995년 1집앨범 Looking For Myself 의 타이틀곡 『내가 나를 버린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 발표한 2집에서는 가요사에 명곡으로 손꼽히는『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로 인지도를 더욱 높였는데 사실 베이시스시절의 음악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등 클래식한 분위기를 무기로 당시 주류였던 댄스음악과는 차별화된 신선함을 주었지만 이것이 정재형의 음악이라고 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어떤 의미에서는 철저히 기획된 상품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대중가요사에 손꼽히는 작곡가 김형석씨의 영향이 많이 들어간 앨범이었음으로 정재형의 음악에서 큰 비중을 둘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정재형이 음악인으로 아티스트로 거듭난 것은 그룹 베이시스 해체이후 프랑스유학길에 오르고 이후 그가 선보이기 시작한 영화OST에서다. 그룹 베이시스시절 클래식 전공자답게 피아노 등 연주가로써의 모습은 충분히 어필되었지만 자신만의 색채라는 것이 없었고 아니 그것을 들어내 보일 기회라는 것 자체가 없었는데 그는 파리유학 후 비로소 자신의 나아갈 방향을 잡아낸 듯 하다. 그리고 그의 변화된 음악성을 알린 첫번째 앨범이자 그의 아티스트로써의 가능성을 대중들에게 어필한 앨범이 바로 이번 시간 듣게 될 영화 중독OST(2002년)이다. 

 

 

정재형은 중독OST에서 단순히 자신의 한두곡을 삽입한 것이 아닌 전체 영화음악총괄을 하였는데 그래서 이 앨범은 영화OST이면서도 그의 음악적 색채가 짙게 베어나오는 앨범이고 이전 베이시스시절과는 차별화된 그의 변화되고 한층 깊어진 음악적 영감을 느낄 수 있다. 인트로와 인스트루먼트에서 느껴지는 청명하고 깔끔한 피아노터치, 클래식에 재즈와 보사노바를 더해 한층 대중적인 멜로디와 감성을 담아냈고 프랑스유학파답게 샹송을 듣는 듯한 복고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을 앨범 다수의 곡에 심었는데 어렵고 난해할 것 같으면서도 쉽게 잡히는 멜로디라인 등으로 인해 익숙치 않은 대중들의 귀에도 거부감없이 다가온다.

 

한편 영화 중독의 소재와 분위기상 영화OST 역시도 몽환적인 느낌과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를 반영해야 했는데 그의 음악이 개별적인 작품을 떠나서도 충분히 경쟁력있음을 보여준 앨범이기도했다.

 

 

 

요즘 정재형은 음악인으로써 보다 예능인 방송인으로써 더 많이 인식되고 더 많은 이슈를 받는 것 같다. 당연히『KBS불후의명곡』에 출연하여 공동MC 문희준과 펼치는 입담대결 등을 통해서인데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그의 실제성격과 그의 음악외적인 매력 또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동안 그의 많은 음악을 들어왔기에 그가 선보이고 추구하는 진지하며 마이너코드적인 음악색채를 떠올린다면 예능인 정재형이란 언뜻 매치가 잘 되지 않는데 그래서 번뜩이는 그의 위트와 엉뚱함이 더욱 신선하고 새롭긴 하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자칫 예능과 방송이 그의 음악에 대한 기준과 방향까지 틀어놓진 않을까 우려스럽다. 음악수준의 높고 낮음을 평하는 것이 어리석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가장 어울리고 가장 그다운 모습으로 보이는 곳이 무대이며 피아노앞 의자라는 것이다.

 

그가 그의 음악에 담고자 하는 마이너감성과 쓸쓸한 여운이 되려 상처받고 아픔있는 사람들의 위로가 되듯이 그의 코믹하고 유쾌한 예능나들이가 그의 음악적 색채를 더욱 대비적으로 포장하는 역할까지만 이어지길 개인적으로 바래보며 짧은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