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엄마의정원 25회'에서 필요했던 것은 배려심

드라마리뷰/OST 2014. 4. 25. 10:37

TS그룹 후계자 차성준에게 내연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파혼한 서윤주는 곧이어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신림동에서 하숙집을 운영 중인 친모 정순정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따뜻한 엄마의 정을 느끼게 된다. 한편 차기준은 자신의 하숙집에서 뜻하지 않게 서윤주를 만나게 되면서 숨겨왔던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는데 그의 노력과 배려가 서윤주의 마음을 움직여 차기준과 서윤주는 급격히 가까운 사이가 된다.

 

드라마 '엄마의정원 25회'에서 필요했던 것은 배려심

 

반면 정순정의 딸 김수진에 의해서 서윤주와 파혼하게 된 차성준은 김수진에 대한 분노와 후회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김수진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고 더욱 혼란스러워한다. 결국 차성준은 태아사진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온 김수진에게 아이를 지울것을 종용하는데 절대 아이를 지울 수 없다며 버티는 '엄마의정원' 25회에서의 김수진과 차성준의 팽팽한 긴장감이 앞으로 밝혀질 극적인 많은 이야기의 소용돌이를 예고했다.

   

 

한편 이번 MBC일일드라마 '엄마의정원' 25회를 보면서 이번 회차의 내용들이 시의적절했는지는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최근 세월호 대참사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과 이웃들이 많은 시점에서 특히나 소중한 가족의 목숨이 여전히 차가운 바다속풍전등화의 위기 속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엄마의정원' 25회 속 김수진에게 아이를 지우라 말하는 차성준의 모습은 문제가 많아보였다. 

 

물론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생명을 이번 세월호 희생자의 목숨과 동등하게 보는 시각은 다소 비약이거나 너무 앞서간 트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원치 않은 자신의 아이라 할지라도 너무 쉽게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일을 결정지어 보이는 차성준의 모습과 그것을 방송한 '엄마의정원' 25회는 낙태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세월호 대참사의 비통함 속 전국으로 방송되는 공중파의 내용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더욱이 아무리 드라마상의 픽션이라 할지라도 결혼따로 연애따로 필요에 의해 사람의 가치를 결정짓고 그것이 뒤틀려버리자 돈으로 해결하려 들며 결국 자신의 아이마저도 한치의 망설임조차없이 부정해버리는 무책임한 차성준의 모습과 서윤주에게는 젠틀하고 예의바른 남자로 포장되는 극중 그의 이중적 모습은 이번 대참사의 시국 속 적절치 않은 내용임은 물론 선과악의 모호한 기준을 들어내 15세이상 시청가의 드라마로도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세월호 대참사로 기존 방송편성 드라마들이 잠정연기와 결방을 오가고 있으며 그로인해 예정된 회차 분의 내용이 뒤로 밀리는 등 방송국 역시도 이래저래 스케줄을 맞추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라건데 조금만 더 유족과 희생자의 마음을 배려해 현실과 상황에 맞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하고 적어도 사람의 목숨이 손쉽게 누군가 신분상승의 목적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취급되는 일이 드라마상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설사 그것이 아직 완전치 않은 태아라 할지라도.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달달한 로맨스와 악역임에도 상식이하의 비열함보다는 극히 인간적인 욕심과 욕구를 위해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다소간의 뻔한 내용과 설정의 일일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을 답습하고 있음에도 막장 연속극과 차별화된 드라마로 '엄마의정원'을 시청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엄마의정원'은 극초반 다소 부진했던 시청률도 회를 거듭할수록 10% 전후로 점차 상승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가고 있는 중인데 그만큼 아픈 가족사에도 불구하고 극중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서윤주의 긍정적이고 씩씩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따스한 감흥과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런 바람직한 드라마로써의 초심이 자칫 구설수에 올라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엄마의정원' 25회에 대한 짧은 쓴소리를 적어 보았다. 앞으로 펼쳐질 윤주와 기준의 로맨스 그리고 윤주의 친모 정순정과 뒤틀린 가족사가 어떻게 매조지될지 기대하며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