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광고 감성CF - 이브생로랑의 불완전 자아가 남긴 천재성에 대하여 - 이브생로랑 파리지앵 Parisienne YSL 케이티 모스 광고영상

비하인드영상 2013. 10. 29. 16:22

 

이브생로랑의 불완전 자아가 남긴 천재성

 

 

프랑스 대표브랜드 중 하나인 입생로랑의 캠페인영상을 지난 해외광고 스토리시간에 만나보았다. 입생로랑하면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샤넬, 프라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시대의 변화속에서도 전통과 클래식함을 유지해오는 브랜드와 다소 차이를 두는데 그래서 보다 젊은 감각, 앞서가는 시대정신의 표현 등에 있어 조금 더 직선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모토로 매력을 더하는 것 같다.

 

그것은 어쩌면 동성애자였던 이브생로랑 스스로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면서도 더 여성스럽고 스스로의 경쟁자로 남성보다 여성을 택한 다소 불완전한 자신의 정체성에 기인해서 만들어낸 욕망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즉 전통적 남성상과 여성상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존재하고 그것을 거스르는 것에 있어 종교적 질타와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이 존재하던 20세기중후반에 놓여있던 그는 그의 생물학적 이방인으로써의 고민이 시대를 앞서 조금 더 개방화되고 개인의취향이 조금 더 세분화되어 인정받는 시대에 이르러서야 극복되리라 믿었고 그는 그의 믿음과 그가 이상하는 가치를 그의 디자인에 녹여내어 그런 시대가 보다 앞서 도래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나는 우아함(Elegant)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단어와 같이 구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성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옷을 입는 여성을 매력적(Appealing)이라고 생각한다. 매력(Appeal)이라는 단어가 우아함을(Elegant)이라는 단어를 대체하였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옷입는 방식보다 삶의 방식이 중요하다."

 

한편 생물학적 이방인으로써 그가 집착하고 매달려왔던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그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설명된다. 오랜시간 여성을 사회적 테두리와는 격리하여 가정안에만 가두었던 우아함이라는 단어를 그는 싫어하였고 이 단어가 전제하고 있는 여성의 수동적인 삶에 대해 이브생로랑은 여성들이 보다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길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이길 원하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것이 만들어낼 남과여의 균일화되고 대중화된 현실에서 제3자인 자신의 정체성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브생로랑이 추구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적 여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것은 그의 지난 디자인을 통해 보면 명백해진다. 그는 전통적 의상으로 인식되었던 코르셋을 여성으로부터 빼앗았고 스커트대신 여성에게 바지를 입히며 클래식한 옷장식을 대신해 활동성과 대중성을 감안한 디자인을 속속들이 선보였다.

 

하지만 그런 탈성별적인 시도에서도 그가 인정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성다움에서 가식과 위선을 걷어내고 본래의 여성성은 유지시켜 그것을 섹슈얼이미지로 재탄생시켰다는 것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이것이 생물학적 제3자인 자신의 현실적 이미지를 투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존의 여성상이 가지지 못한 사회적 존재이자 그의 성적 환타지가 동성에 머물고 있는 자신과 아이러니하게도 정면으로 매치된다

 

※ Parisienne YSL: Kate Moss Commercial

 

다시말해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자신의 경쟁자로 느꼈고 바라봤던 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매력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일종의 강박관념과 그의 탈여성화 혹은 여성해방적인 시도가 정면으로 대치되며 이것이 그가 안고 있던 자신의 현실적 이미지에 판박이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디자인이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탈여성화를 위한 비매력적 요소로 공존되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그의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이었던 천재성을 그의 불완전했던 성적자아의 산물로만 설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를 것 같다. 다만 자신의 불완전한 자아를 인정받기 위해 실행하였던 모험과 도전의 결과물들이 그의 창의적 사고를 조금 더 끌어올리는데 어떤 초석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상 20세기 천재디자이너 이브생로랑에 대한 극히 개인적 고찰을 이번 비하인드게시판을 통해 짧게 피력해보았다. 이브생로랑의 인생을 보면 완벽과 불완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한가운데쯤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천재는 완벽하지만 천재의 시작은 불완전한 토양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나듯이 그 위태로움조차도 그의 디자인에 있어 좋은 영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