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Jazz] 영혼이 담긴 목소리 빌리홀리데이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듣기 가사

뮤직 Jazz 재즈 2013. 8. 12. 11:13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1915.4.7-1959.7.17

 

 

 

빌리할러데이(Billie Holiday)는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재즈보컬이자 그녀의 타계 후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도 뭇사람들에게 여전히 언급되고 있는 역사적인 아티스트이다. 그녀는 1915년 미국 매릴랜드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양가 부모로부터 버려져 친척의 손에서 자랐으며 그마져도 10대초에는 대부분들의 부모없는 흑인들이 그렇듯 백인하녀일과 심지어 클럽의 허드랫일과 몸을 파는 거리의 여자로 전전하며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게된다.

 

그런 그녀가 전설적인 재즈보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클럽 댄서오디션에서 낙방하고 한탄스러움에 불렀던 노래가 클럽관계자의 눈에 띄면서 클럽전속 가수가 되면서부터이다.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이 여성재즈보컬리스트의 전설은 불우한 어린시절과 영혼의 상처를 딛고 그렇게 시작되었다.

 

 

   

 

 

재즈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보컬로 재즈전문가들과 팬들은 단 3명만을 거론한다. 사라본(Sarah Vaughan) 엘라핏츠제럴드(Ella Fitzgerald) 그리고 이번 시간에 만나볼 빌리할러데이가 그들이다. 이 3인의 역사적 여성재즈보컬들은 다른 음색과 다른 스타일의 곡해석 능력을 담아 노래하였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 없이 대중적인 인기와 자신들만의 고유 영역을 개척해 나갔다. 하지만 빌리홀리데이가 유난히 더 주목받는 것은 그녀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겪어야 했던 삶의 굴곡과 고단한 인생여정 그리고 삶의 한순간도 행복이라는 것과는 별개의 삶을 살다간 불운했던 천재였기에 그녀가 부르는 음울한 블루스 그 자체가 그녀를 대변하고 그 감동을 고스란히 대중에게 가식없이 전하였기때문이다. 

 

 

일찍이 정규교육을 받고 자라지 못한 이유와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촉망받는 재즈보컬이 되고서도 주위의 멸시와 질투를 받아야 되었는데 대외적으로 보이는 그녀는 그런 편견과 차별을 무난히 견디어내며 배니굿맨 듀크엘링턴 카운티베이시 등 당대 최고의 재즈아티스트와 합동공연 공동음반 취입을 하며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내면에서는 그녀의 여린 영혼이 좀먹고 있었다. 차별과 외로움, 불우하고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이 문득 문득 그녀를 괴롭힐때 그녀는 그것을 잊으려 알콜과 약물에 의존하였고 그런날이 늘어갈수록 점점 그녀가 설수 있는 무대는 줄어만 갔다. 결국 생활고가 이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비관이 그녀를 완전히 지배하게 될 즈음 그녀는 약물과다 복용으로 쓰려져 뉴욕 메트로폴리탄 병원에서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처참한 모습으로 44세의 나이에 싸늘한 주검이 되고 만다.

이번 시간 만나볼 재즈음악은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재즈사의 한 획을 그었지만 불운하게 살다간 빌리홀리데이가 알콜과 약물에 의존하는 말년의 삶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한듯이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 『Lady In Satin 1958』이다.

 

40년대 그녀의 최전성기를 지나 50년대 후반 그녀의 목소리는 망가질대로 망가져 더이상 음반 취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폐하였으며 병든 정신과 육체는 그녀를 무대에 설수 없을만큼 불안정하게 만들었지만 그녀의 느낌 그대로 부르는 필링은 전혀 잦아들지 않았으며 아니러니컬하게도 그녀의 그 피폐한 목소리가 주는 묘한 세기말적 염세적 감흥은 오히려 더욱 이 앨범을 통해 빛을 발했다. 전유럽을 자살신드롬으로 몰아넣었던 글루미썬데이가 그랬듯 그녀의 이 앨범 속 블루스는 감상자들로 하여금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을 전이시킨다. 특히 앨범 Lady In Satin 의 첫번째 트랙 I'm a fool to want you 는 단순히 연인에 대한 사랑의 비극, 사랑의 어리석음을 노래하지만 그녀의 음울하고 불안정한 글루브함은 그런 단순 연애감정을 넘어 세기말적 절망감을 표현하듯 우리에게 다가온다. 

 

 

※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1958

 

 

I'm a fool to want you
I'm a fool to want you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에요
당신을 원하다니 난 바보에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원하고 있죠
당신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요

I'm a fool to hold you
Such a fool to hold you
To seek a kiss not mine alone
To share a kiss that devil has known

당신을 갖고 싶어하는 바보에요
당신을 가지려하는 그런 바보에요
나만의 키스가 아닌데도 찾으려하고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도 키스를 원해요

Time and time again i said i'd leave you
Time and time again i went away
But then would come the time when i would need you
And once again these words i had to say

수 없이 당신을 떠나겠다고 말했었죠
몇 번이고 당신을 떠났었어요
하지만 이제 내가 당신을 필요로하는 때가 되었네요
그러니 다시 한 번 이 말을 해야겠어요

I'm a fool to want you
It's me, I need you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에요
그게 나에요, 당신이 필요해요

I know it's wrong, it must be wrong
But right or wrong I can't get along without you

잘못이란 걸 알아요, 틀림없는 잘못이죠
하지만 옳건 그르건 당신없이는 난 살 수 없어요

I can't get along without you

난 당신없이는 살 수 없어요

 

한편 Billie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 는 우리에게 에스콰이아 포트폴리오 BGM으로 더욱 유명한 곡이다. 90년대 에스콰이아 포트폴리오CF시리즈는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화면을 바탕으로 여성모델의 뇌새적이고 정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들의 브랜드를 임팩트 있게 묘사하였는데 그런 영상과 함께 흘러나온 빌리홀리데이의 이 곡은 인상적인 광고의 컨셉과 절묘히 조화를 이루며 이 곡이 가진 이미지를 훌륭히 차용하였다.

 

에스콰이어 포트폴리오CF BGM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글을 마치면서 그 어떤 가식없이 자신이 가진 느낌으로 부르고 모진 인생사를 목소리 하나에 담아내었으며 아픈 인종간 차별의 역사를 위해 노래하였고 소외받는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었던 빌리홀리데이의 음악이 반세기도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같은 아픔과 같은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녀와 같은 고통으로 현실을 사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그런 그들을 돌아보지 않고 그들을 외면할지라도 그녀의 음악이 그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속삭임으로 힘이되고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져줄 따뜻한 손길로 남아있음을 이번 시간을 통해 전하고 싶다.